비 청 2008. 11. 1. 14:46
 
       

       시월의 마지막밤

       

                                             빌레한희옥

       

       

       

      시월의 마지막 밤은

      실연당한 남자의 뒷모습처럼 쓸쓸하다

      소박맞은 여인네처럼 갈곳잃어

      덩그러니 앉아있다

       

       

       

      그동안의 공은 잊은채

      세월에 떠밀려 떨어진 낙엽신세가

      될 줄을 그 누가 알았던가

       

       

       

      추하게 매달려 추한 꼴 보이기 보단

      아직 물기가 한점 남아 있을때

      물위로 떨어져야 이뻐보이려나

       

       

       

      자유를 갈구했었다

      자유가 주어질때의 공허함

      갈 곳도 없고

      불러주는 곳도 없지않은가

       

       

       

      사춘기만 방황하는게 아니다

      가을이면 중년의 사랑도 바람을 탄다

      나만 그런것일까

       

       

       

      가슴속에 바람 한점 스치며

      오한이 밀려온다

      가을의 마지막밤은

      불을 꺼도 잠이 오지않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