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09. 12. 7. 18:38

 

 

늙은 호박

 

                                                                 빌레 한희옥

 

언제나 어느 장소에서나

만나면 편안한 얼굴

한해 농사를 마친 할머니 얼굴을 하였다

마지막 가을 햇살에

할 얘기가 많아진다

 

 

봄과 여름에 청춘이던 그때를

그리워할까

엄동설한 우리 할머니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호박죽

 한그릇 얘기를 풀어 놓는것일까

호박범벅에 들어갈 호박곶이

얘길 하시는 것일까

 

 

호박을 따서 반으로 자르면

더 많은 호박이 들어있다

늙은 호박은 행복하다

호박씨로 다시 윤회하듯

보화를 쏟아놓는다

일단 말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