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12. 7. 26. 13:33

 

 

 

 

 

시골 빈집

 

 

                                                           비청

 

인적 없는 빈집

굵은 쇠사슬 한 줄 걸친 대문

언제면 열리려나

마당 한켠 텃밭의 호박 넝쿨

마당 한가운데 까지 점령 신났다

주인 없어도 용기 잃지 않는 뻔뻔함

 

 

집주인 할머니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요양병원 병실 천정에

오늘은 고추밭

어제는 도라지 밭으로

호미들고 밭고랑의 풀

매일 밤 매고 또매 어보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의 뿌리는

뽑히질 않아

 

 

한 번의 태풍이 흔들고 갔다

대문 앞  늙은 감나무

힘이 없는지 감꼭지만 남기고

퍼렇게 떨어질 때

이 정도의 태풍이면

몇 개의 감이 떨어졌다는 것까지

할머니 헤아리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