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13. 4. 21. 13:18

 

당신과 나

 

 

                                                   비청 한희옥

 

산과 강은 혼자일때 외롭고 목마르다

 둘이 만나 어울렁 더울렁 부딪히고 깍이며

둥근 모양의 산이되고 바위가되고

조약돌도 되며 살아가겠지요

 

떨어져 살 수 없다면 

더듬이를 세워 눈을 감고도

당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눈봉사 삼년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쉼없이 흘러보내보자

 

강은 처음부터 강물이 아니였다

거치른 물살에 당신의 가슴은 패이고

당신을 향한 정이 깊어갈수록

나의 청춘도 깊이 패인뒤에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되었어요

 

든든한 산은 강물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중얼거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