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20. 10. 25. 01:08
그날까지
비청
십 년 후엔 지금의 나의 모습도 확연히 달라지겠지
누구나 할머니라고 부를 테니까
할머니란 먼 이야기인 줄 알고 살았다
머리에 서리가 내린지도 오래지만
염색으로 변장하고 살아서
나 자신도 잊고 살았다
살아가는 이유도 모르고 사는 게 인생이지 싶다
다른 곳으로 가는 그날까지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덜 고단했으면 좋겠다
바라는 건 많이 내려놓았다
그날까지 덜 힘들게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