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21. 2. 2. 01:36

날개 잃은 나무 천사

 

 

                                     비청

 

 

 

난 어쩌다 지구별에 떨어져서

날개를 잃었을까

나의 다리만 땅에 박고

매일 꿈을 꾸죠

멀리멀리 날아가고 싶어

 

항상 이 자리에서만 머물긴 아까워

봄이면 나의 날개가 돋아날 거야

부채 같은 초록의 날개옷을 입고

바람을 타고 춤을 출거야

 

지금 살아있다는 게 행운이야

아픔 없는 삶이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리움도 사치였어

보이지 않는 것들은 지워버릴래

가슴에 담아둔 것을 버렸더니

가벼워진 마음

그동안 채워 넣으려고만 애썼다면

나무에서 배우듯

비워내는 연습도 필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