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버려진 도기화분
비 청
2021. 3. 27. 17:21
버려진 도기 화분
비청
누군가의 살림살이가
쓰레기장에 버려졌다
이불과 옷가지 냄비와
낡은 시장 광주리까지
딱 봐도 오래된 낡은 물건들뿐이다
누군가의 소중한 살림살이로 오래도록
손때가 묻어있었다
할아버지일까 할머니일 게야
시장 광주리가 있는 걸 보면
나 혼자 추측해본다
짝꿍 친구는 돈이 되는
쇠붙이 냄비와 소주병에 관심을 두었고
나의 눈에 들어온 게 흙이 묻은
도기 화분뿐이다
버려진 화분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목욕 제게 시켰더니
하얀 속살에 카네이션 그림이
방긋 웃어준다
누군가의 엄니께서
어버이날 카네이션 몇 송이가 심겨
기뻐하며 받았을 생각을 하니 울컥해진다
그분과의 인연이 끝이 났지만
나와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