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청 2023. 11. 30. 21:48

철새는 날아오고

                          비청 한희옥

물살을 가르며
힘든 날개 접는 모습
내 눈엔 그림이지만
그들에겐 생과사의 갈림길
철조망을 넘어온  
영광의 순간이자
목을 축이며 안도하는 시점

열정적으로 남으로 남으로
해와 달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시계로
계절을 거슬러 오느라
슬플 시간도 없거니와
작은 몸의 에너지를 소진했기에 거룩하다

비록 철새의 생으로 살아가지만
텃새의 삶보다
험난하기에
매일이 모험이지만
그들만의 꿈은 소박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