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호 7

예산 예당호

예산 예당호 비청한희옥 예산에 둥지 튼 지 7년째 어느 쪽을 둘러봐도 산이 많은 예산 바다가 그리워 질때쯤 예당호를 지나 광시라는곳에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 출퇴근 때마다 예당호를 드라이브 하는기분 봄이면 물안개 피어올라 꿈길인지 출근길인지 헷갈릴 정도 봄바람 따라 붕어 낚시 조사님들 파라솔이 이쁜 곳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좌대가 두둥실 엉덩춤 추고 여름이면 물속에 뿌리내린 나무들 치렁치렁 푸른 가지 물그림자 물빛이 초록으로 반짝이는 곳 가을 오면 예당호가 하늘인지 하늘이 호수인지 구분이 어려울 만큼 큰 거울이 된다 겨울엔 철새들의 낙원 호수 중앙은 겨울왕국 얼음에 갇힌 나목은 겨울공주가 된다 사시사철 낙조가 아름다운 예당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겨울 호수

겨울 호수 비청 한희옥 사계절 호숫가를 아침저녁으로 드리이브 하는 나 겨울 호수가 가장 아름답다 꽁꽁 언 호수 위로 하얀 눈가루 밤새 내려앉으면 하얀 도화지가 된다 하얀 호수 하늘에 기러기 떼 지어 나르니 어떤 수묵화보다 환상적이다 얼어붙은 호수 용궁엔 봄산란을 위해 살이 오른 붕어들 어름과 한 몸 되어버린 좌대와 얼음물에 뿌리내린 벌거벗은 나무들 좌대 지붕 꼭대기엔 길 잃은 왜가리만이 봄이 오는 쪽을 향해 목을 길게 빼고 있다.

나에게 선물하기

나에게 선물하기 비청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에게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누군가라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기에 나 스스로에게 위로의 선물과 의미 있는 날의 선물 포상의 선물을 하기로 정했다 공돈이 생겼을 때도 기념하는 의미로 선물을 고른다 그러다 보니 집안 살림살이가 제법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보이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선물했다고 여겼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외롭게 자리만 차지한 채 나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운동기구가 그러했고 디지털피아노가 눈을 흘긴다 자기랑 놀아주지도 않을 거면서 잠만 자게 한다고 그냥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로하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