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고라니의 영토 비청 한 희옥 고라니가 놀래서 도망가다 움찔 선다그리곤 뒤를 돌아다본다 커다란 눈망울이 무슨 말을 할듯 말듯너도 놀랬지만 난 더 놀랬어 산아랫쪽 웅덩이나 돌틈에서 웅쿠려 숨죽이고 날이 어둡기만 기다린다이산저산 사람들이 점령해선지 고라니가 마음편히 쉴곳도 노닐곳도 없다 밤이 찾아왔다 하루종일 피해다니느라 허기졌는지텃밭으로 내려온다 나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나잡아봐라 말하듯 뒤를 한번 돌아보곤 고추밭으로 발길을 옴긴다 산의 주인과 텃밭의 주인이 바꿧을 뿐이라고 말하는것 아닐까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산을 허물어 도로를 만들고 고속철도를 놓고 고라니의 영토는 점점 좁아졌다 어디로 갈까나 어디로 가서 살까나 숲은 가시밭길보다 무서운 올무 투성이고라닌 하나둘 우리곁을 떠나고있다 공존할순 없는 것인가 매일 아침 국도에선 동물의 사체가 나뒹근다그리고 아무도 슬퍼하질 않는다
고라니의 영토
비청 한 희옥
고라니가 놀래서 도망가다 움찔 선다
그리곤 뒤를 돌아다본다
커다란 눈망울이 무슨 말을 할듯 말듯
너도 놀랬지만 난 더 놀랬어
산아랫쪽 웅덩이나 돌틈에서
웅쿠려 숨죽이고 날이 어둡기만 기다린다
이산저산 사람들이 점령해선지
고라니가 마음편히 쉴곳도 노닐곳도 없다
밤이 찾아왔다
하루종일 피해다니느라 허기졌는지
텃밭으로 내려온다
나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나잡아봐라 말하듯 뒤를 한번 돌아보곤
고추밭으로 발길을 옴긴다
산의 주인과 텃밭의 주인이
바꿧을 뿐이라고 말하는것 아닐까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
산을 허물어 도로를 만들고
고속철도를 놓고
고라니의 영토는 점점 좁아졌다
어디로 갈까나 어디로 가서 살까나
숲은 가시밭길보다 무서운 올무 투성이
고라닌 하나둘 우리곁을 떠나고있다
공존할순 없는 것인가
매일 아침 국도에선 동물의 사체가 나뒹근다
그리고 아무도 슬퍼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