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빌레 한희옥
언제나 어느 장소에서나
만나면 편안한 얼굴
한해 농사를 마친 할머니 얼굴을 하였다
마지막 가을 햇살에
할 얘기가 많아진다
봄과 여름에 청춘이던 그때를
그리워할까
엄동설한 우리 할머니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호박죽
한그릇 얘기를 풀어 놓는것일까
호박범벅에 들어갈 호박곶이
얘길 하시는 것일까
호박을 따서 반으로 자르면
더 많은 호박이 들어있다
늙은 호박은 행복하다
호박씨로 다시 윤회하듯
보화를 쏟아놓는다
일단 말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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