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어머니와 골갱이(호미)

비 청 2021. 5. 14. 19:57
[제주도 골갱이]

어머니와 *골갱이
 
                                        비청
 
 
 
제주도 어머니의 필수품이자
눈감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애장품이 있으시다
호미라고 부르는 골갱이다
호미는 다 같은 줄 알았습니다
육지에서 살다 보니
육지 호미와 제주도 호미가 다르다는 걸 알았지요
육지 호미는 폭이 넓어 땅파기에 좋아요
제주도 호미는 날렵하니 가볍고 폭이 좁아
검질(풀) 매기 좋지요
바닷가 갯일하러 갈 때도 필수품으로
좁은 돌 틈에 숨어있는 보말(고동)도 단숨에
긁어내기에 제주도 돌밭을 일굴 때와
바닷가 돌을 뒤집을 때 두루두루 사용토록
잘 만들어진 골갱이다
우연히 친구네 텃밭에 검질을 매다가
어머니의 호미가 생각났다
오랜 시간 검질을 매어도 무겁지 않고
자잘한 검질 뿌리까지  캘 수 있는 골갱이를 말입니다
어머니의 골갱이는 오랜 세월
돌과 흙을 일구었기에
뽀쪽한 골갱이 끝이 둥글둥글
어머니의 성격을 닮아 있었답니다.
 
*제주어입니다
*골갱이:호미
*검질:풀
*보말: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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