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구름따라/문학의 향기

[스크랩] 겨울 강

비 청 2010. 1. 18. 09:22






겨울 강 / 산월 최길준


 

갈대 숲 너머 강이 흐른다

죽음처럼 고요한 침묵

정지된 듯한 시간 

흐르는 강물에 해와 별을 담을 수 없는 건

얼어버린 강 때문이다 

어깨 위에 내린 흰 눈이 뼛속 깊이 시리게 스며들어

삶의 무게 회환(回還)처럼 무겁게 짓눌러온다

산기슭 마을을 이어주는

섶 다리 하나 없는 풍경은 강 탓만은 아니지 않은가

겨울 강을 건너지 못하는 건

네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이요

언 손 시린 가슴 데워줄 수 있는 사랑이 있다면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저 강물의

겸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찬 얼음 속 돌처럼 구르다 다시 일어나는

우리 인생 같은 하얀 얼음 언 겨울 강.





출처 : 청옥문학
글쓴이 : 산월 최길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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