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내릴때면
비청 한희옥
혼자라는 사실은
술 깬뒤 부끄러움이다
밀려드는 그리움에 몸서리친다
하루 일과를 다 마친
땅거미가 내릴 무렵
난 고아처럼 거리를 방황하다
지쳐 집으로 들어온다
가족을 위해 저녁식사를
준비해야할 시간
나만 홀로 뭘해야 할지 몰라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야생 동물이된다
혼자라는건 허전함이다
허전함은 어찌하여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걸까
그대가 옆에 있어
아름다운 구속의 골이 깊어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째서
허전함이 더커보여 견디기 힘든시간
땅거미 내릴 무렵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꾸역꾸역 삼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