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번째 자작시
술래잡기
비청
가을걷이가 시작되면
동트기 전 아침밥과 된장국을 끓여 놓으시곤
우렁각시처럼 사라지셨다
엄마는 해지고 깜깜해져야
저만치 지게에 땔감을 짊어지고 나타나신다
학교 마치고 할 일을 마친 난
동네 어귀 공터나 *퐁낭 아래로
약속한 것처럼
동네 언니 동생 친구들이 모이면
술래잡기와 고무줄 놀이를 하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을 같이한다
술래가 찾아낼까 봐
여기저기 숨어서 숨을 죽인다
*눌에 꼭꼭 숨어 있다가 잠들기도 했었다
허기를 달래주는 보리밥과
고구마만 있으면 행복했다
*퐁낭 [팽나무]
*눌 [둔]:보리짚 단을 몽골집 게르처럼 쌓아 둔 곳
퐁낭.눌~제주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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