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술래잡기

비 청 2020. 11. 8. 06:37

#299번째 자작시

 

술래잡기

 

                             비청

 

 

가을걷이가 시작되면

동트기 전 아침밥과 된장국을 끓여 놓으시곤

우렁각시처럼 사라지셨다

엄마는 해지고 깜깜해져야

저만치 지게에 땔감을 짊어지고 나타나신다

 

학교 마치고 할 일을 마친 난

동네 어귀 공터나 *퐁낭 아래로

약속한 것처럼  

동네 언니 동생 친구들이 모이면

술래잡기와 고무줄 놀이를 하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을 같이한다

 

술래가 찾아낼까 봐

여기저기 숨어서 숨을 죽인다

*눌에 꼭꼭 숨어 있다가 잠들기도 했었다

허기를 달래주는 보리밥과

고구마만 있으면 행복했다

 

 

*퐁낭 [팽나무]

*눌 [둔]:보리짚 단을 몽골집 게르처럼 쌓아 둔 곳

퐁낭.눌~제주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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