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가로수 길을 거닐며

비 청 2020. 11. 21. 06:56

가로수 길을 거닐며

 

                                 비청

 

 

가로수 아래로 매일 걷는나

어느 날부터 이 길이 좋아졌다

아마도 가로수가 의지되어서 그랬나

 

누군가는 가로수 아래 잠시 쉬면서

커피를 마셨고 또 누군가는 혼자서

소주 한잔 마시며 한잘 술에

시름 달랬던 흔적 남겼다

 

가로수 옆 아파트 돌담길에

핑크색 메꽃이

초여름부터 매일 나에게

굿모닝 인사를 해줬기에

야생화 메꽃만 마음에 들어왔었다

 

가을이 되면서 메꽃은 줄기만 남기고

메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고

 

가로수마저 다 내려놓고 있었고

그렇게 한해의 마지막 달력만 남겨둔 채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이때쯤 항상 그래 왔듯이

난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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