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길을 거닐며
비청
가로수 아래로 매일 걷는나
어느 날부터 이 길이 좋아졌다
아마도 가로수가 의지되어서 그랬나
누군가는 가로수 아래 잠시 쉬면서
커피를 마셨고 또 누군가는 혼자서
소주 한잔 마시며 한잘 술에
시름 달랬던 흔적 남겼다
가로수 옆 아파트 돌담길에
핑크색 메꽃이
초여름부터 매일 나에게
굿모닝 인사를 해줬기에
야생화 메꽃만 마음에 들어왔었다
가을이 되면서 메꽃은 줄기만 남기고
메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고
가로수마저 다 내려놓고 있었고
그렇게 한해의 마지막 달력만 남겨둔 채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이때쯤 항상 그래 왔듯이
난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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