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나에게 선물하기

비 청 2021. 8. 21. 00:54

 

 

나에게 선물하기

 

                           비청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에게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누군가라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기에

나 스스로에게 위로의 선물과

의미 있는 날의 선물

포상의 선물을 하기로 정했다

 

공돈이 생겼을 때도

기념하는 의미로 선물을 고른다

그러다 보니 집안 살림살이가 제법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보이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선물했다고 여겼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외롭게 자리만 차지한 채

나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운동기구가 그러했고

디지털피아노가 눈을 흘긴다

자기랑 놀아주지도 않을 거면서

잠만 자게 한다고

그냥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로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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