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선물하기
비청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에게 선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누군가라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기에
나 스스로에게 위로의 선물과
의미 있는 날의 선물
포상의 선물을 하기로 정했다
공돈이 생겼을 때도
기념하는 의미로 선물을 고른다
그러다 보니 집안 살림살이가 제법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보이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선물했다고 여겼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외롭게 자리만 차지한 채
나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운동기구가 그러했고
디지털피아노가 눈을 흘긴다
자기랑 놀아주지도 않을 거면서
잠만 자게 한다고
그냥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로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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