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앓이
비청
시월 들어서
두 번째 몸살을 앓고 있다오
한 번은 님 그리워
잠 못 드는 밤 때문이었고
두 번째 몸살은
나에게도 가을이 왔기 때문이어요
가을앓이는 어찌해야 나아질까요
가을은
벼이삭 알곡이 여물고
사과가 불디 붉어 한입 베어 물면
단물이 뚝뚝 떨어지고
벚나무 이파리 춤추며
긴 여행을 떠나가네요
곧 은행나무 잎이
노란색 옷을 갈아입고
떠날 채비를 하겠지요
나도 어디론가 가야 할 채비를
해야만 할 것 같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몸살을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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