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행복한 맛

비 청 2022. 4. 1. 14:26

 

행복한 맛

 

                                            비청

 

 

매일 출근 시간에 쫓겨

냉장고에 들어 있는 거

대충 꺼내 데워 먹고 살아간다

난 왜 이렇게 바쁘게 살까

가끔 생각을 해보며 후회를 하기도 한다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코로나나 걸려서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 생각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기밥솥을 안 쓰고

압력솥에 밥을 하다 보니

누룽지가 항상 생겨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게 한다

이런 게 행복한 맛이구나

몸이 아플 땐 입맛이 없다

오래전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려 보았다

 

엄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

직접 만들어주신 오징어젓갈

질리도록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신

어묵볶음도 그립다

도시락 싸주시는 일이

쉬운 게 아니었다는 걸 그땐 몰랐다

행복한 맛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먼 기억 속에

따뜻한 가족 안에서 느꼈던 맛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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