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맛
비청
매일 출근 시간에 쫓겨
냉장고에 들어 있는 거
대충 꺼내 데워 먹고 살아간다
난 왜 이렇게 바쁘게 살까
가끔 생각을 해보며 후회를 하기도 한다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코로나나 걸려서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 생각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기밥솥을 안 쓰고
압력솥에 밥을 하다 보니
누룽지가 항상 생겨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게 한다
이런 게 행복한 맛이구나
몸이 아플 땐 입맛이 없다
오래전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려 보았다
엄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
직접 만들어주신 오징어젓갈
질리도록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신
어묵볶음도 그립다
도시락 싸주시는 일이
쉬운 게 아니었다는 걸 그땐 몰랐다
행복한 맛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먼 기억 속에
따뜻한 가족 안에서 느꼈던 맛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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