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잊은 그대에게
비청한희옥
사춘기쯤 누구나 시집은 없더라도
가슴에 시 하나쯤은 품고 살았었지
윤동주에 별 헤는 밤 서시
소월에 진달래꽃 조지훈에 승무
정지용에 향수 등등 주옥같은 시가
국어책에 실려 연애편지에
한 두줄쯤 인용되어 사랑 고백용으로
사용했던 순수했던 학창 시절이었지
여고시절 시를 읽어주시는
국어선생님이 가장 멋져 보였고
교복과 책가방이 멀어질 수 록
현실과 타협해야 했고
저에게 시는 나비가 되어
그 향기를 잊지 않고 살았었나 보다
살다가 가슴이 응어리가
맺힌 듯 답답할 때
나 혼자라고 느낄 때
길을 걷다 잡초에 서리꽃이
나를 닮았다고 느낄 때
길가에 민들레를 보면
떠오르는 얼굴
갸녀린 제비꽃 첫사랑을 떠올리면
그대는 이미 시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