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기
비청
뭐든 움켜쥘려고만 하며 살아왔다
집으로 돌아갈때마다
두손가득 뭔가가 들려있어야 맘이 편했다
채우려는 본능때문에
허기진배와 허기진 가슴 때문에
나와 삶을 같이할 무엇인가를 곁에 두려고만했다
이젠 하나 둘 놓아주자
원래 내것은 아무것도 없었듯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시 시작해보자
놓아주는것도 쉬운일은 아니지만
놓아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이 부럽다
자격증이나 졸업장 취득하듯
머리속에 가슴속에 배속에 넣기만하다 죽을것인데
꽃도 나무도 때가되면 놓아버린다
다 버리고 헐벗은채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면서 새로운 영양분을 저장해
봄을 위해 다시 태어난것처럼 새로운 출발을한다
그리움도 미련의 끝을 잡고 있기때문이고
가슴이 아픈것도 놓지못해서다
모든걸 놓아버렸다고 다 잃었다고 느낄때
새로운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