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추억사이*
비청/ 한희옥
2009년쓴글
그 옛날 고향에서의 장마는 고사리
장마인 봄장마와 여름장마가 있었다
고사리가 돋을려고 봄장마까지 내려
주는 제주도에서의 어린날의 추억은
지루하고 가난한 살림에 제대로된
우산 이나 우비 장화 조차도 없이
장마를 보낸시절이였다.
정말 봄장마가 끈나고 나면 고사리
가 지천으로 돋아나,육지에서 오신
손님은 다름 아닌 고사리를 대량으
로 사들일려고 들녘 입구 마다 커다
란 보따리를 펼쳐놓고 고사리를 저
울에 달아 한근에600원씩에 많이도
사갔다 . 시골에서 용돈이란 거의
구경하기도 힘든시절 고사리 꺽어서
팔아 손에 쥔돈은 세상을 다 얻은듯
새로운 경험이였다 . 어린마음에
장마는 하늘에 구멍이 났거나 하늘
에 문이 열린줄 알았었다. 열흘이
고 보름이고 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
속 내리고 빗방울도 지금보다 더 컷
던것같았다. 비오는날은 친구집에
도 못가고 친구도 놀러 오질못했다.
뛰어 놀지도 못하고, 초가집에 갇혀
한달 또는 두달 비 그치길 기다린다
전기도 없던 시절 빗물 받아 설겆이
도하고 목간도 했고 세수도 빗물로
했었다 .지금도 마라도 섬에선 지붕
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두었다
생활 용수로 사용한다고한다.
배추김치도 제대루 먹어본적이 없었
던 기억 봄이면 봄동김치와 봄동 된
장국으로 식단은 주로 유채나물로
장식�던 나날이였다 . 유채꽃봉오
리 막 올라 올때 그맛이란 ...
별다른 조미료 없이도 유채김치맛은
지금은 느낄수 없는 고향의맛이 아
닐까싶다. 그시절 먹거리라곤 고
구마 삶은것과 빼때기(생고구마 썰
어서 말린것) 호박범벅.메주콩 볶
은것 그외도 쑥털털이.직접 밭에서
재배한 밀로 만든 밀가루 수재비
제주도에선 조배기라고한다 . 요
즘의 페스트푸드보다 더 맛있게 먹
었던 기억은 왜 일까 ... 그시절 가
난 했어도 그리운것은 어쩔수 없나
보다...먹거리가 많아진 요즘 암 사
망률이 점점 높아지고 살기가 더 힘
들어 하는것같아 마음이 아파온다 .
비도 오고 이생각 저생각이에 젖다
보니 고향에서 먹었던 음식이 그리
워진다. 나이가 드니 어쩔수 없나보
다 .점점 추억만 먹고 사는것같아
청승맞아 지는건아닌지 ,오늘 저녁
은 뭘로 식단을 꾸밀까 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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