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여름밤
비청
선풍기 바람이 싫지만
끄고나면 더 잠 못 드니 어쩔 수 없이 단짝 친구다
잠이 안오니 나어릴적 여름밤이 생각난다
삐끄덕 거리는 나무 마루에 큰 모기장을 치면
우린 신이 났었지
까실한 삼베이불 어머니의 거친손으로
덮어주시며 아무리 더워도 배는 덮고자야 한다며
이불 자락을 꼭 꼭 눌러주시며
한손엔 부채질을 멈추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때는 어머니의 사랑을 몰랐지요
당연한것 처럼 생각했던 철부지인 나
당신은 종일 밭일하시어 피곤해도
우리에게 부채질을 해주시며
단잠 들기만을 기다리시며
어떤 생각에 잠기셨나요
우리보다 늦게 주무셔도
눈뜨면 큰 가마솥에 종일 먹을 보리밥에
된장국 끓여놓고
새벽 이슬 밟고
밭에 가시고 안계셨던 어머니
당신이 그리운 한 여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