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비청 스토리/비청 자작시(poem)

잠 못 드는 여름밤

비 청 2017. 8. 2. 02:28






잠 못 드는 여름밤


                                                  비청 



선풍기 바람이 싫지만 

끄고나면 더 잠 못 드니 어쩔 수 없이 단짝 친구다

잠이 안오니 나어릴적 여름밤이 생각난다

삐끄덕 거리는 나무 마루에 큰 모기장을 치면 

우린 신이 났었지 


까실한 삼베이불 어머니의 거친손으로 

덮어주시며 아무리 더워도 배는 덮고자야 한다며

이불 자락을 꼭 꼭 눌러주시며 

한손엔 부채질을 멈추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때는 어머니의 사랑을 몰랐지요 

당연한것 처럼 생각했던 철부지인 나

당신은 종일 밭일하시어 피곤해도  

우리에게 부채질을 해주시며 

단잠 들기만을 기다리시며

어떤 생각에 잠기셨나요 



우리보다 늦게 주무셔도 

눈뜨면 큰 가마솥에 종일 먹을 보리밥에 

된장국 끓여놓고 

새벽 이슬 밟고 

밭에 가시고 안계셨던 어머니 

당신이 그리운 한 여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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