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가 된 오동나무
비청
오동나무 씨앗을 배설한 새를 원망 하리오
울타리 친 땅주인을 원망하면 무엇하리
오동나무는 아무도 원망 안 할걸요
뿌리내린 그곳이 나의 삶이 되고 여정이 되니까
몸의 방향이 밖으로 향했다면 뽑혔거나 꺾였을 게야
이기적인 사람들의 길에 방해가 된다고
어찌 알았을까
스스로 갇힌 것 같지만
오동나무 악기가 되어
매일 연주를 하고 있어
갇혀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아
머지않아 새싹도 피우고
널따란 이파리로 춤도 출 거야
아름다운 선율로 우울한
모든 이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어떤 걸 추구하며 살아가고
내방 식이 다르다고 낙오자가 아니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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